1차 세션이 끝나고 점심을 먹은 뒤 2차 세션이 진행되었다. 오전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회사 부스를 찾았는데 저 멀리서 흑인 학생 한 명이 절뚝거리며 다가오더니 부스 의자에 앉아있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. 흑인 말투는 잘 못 알아들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는데 이 친구, 말이 굉장히 느리다. 발음도 또박또박하지 않다. 말할 때 입 모양이 일그러진다. 알고보니 뇌성마비를 앓고 있었다.
내가 놀란 부분은 이 친구가 뇌성마비를 앓는다는 사실이 아니라, 몸이 불편하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자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소통하고자 노력한다는 점, 나는 너와 다르긴 하지만 문제되지 않는다라는 그 당당하고 건강한 태도. 그게 너무 좋았다.
요사이 당당함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. 자신감있고 당당한 태도가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시키는지도 느껴보고 있다. 여전히 나는 당당해야 할 순간을 자격지심으로 자주 놓치곤 한다. 그러고서는 '나는 겸손하니까' 라고 자위한다. 하지만 당당해야 할 순간을 놓치면 그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더라. 시간이 지난 후 돌이켜보면 그 순간을 놓침으로 인해 내가 즐겨야 할 얼마나 많은 인생의 즐거움을 잃게 되었는지 후회하게 된다. 겸손하면서도 동시에 당당할 줄 알아야 하고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한다라고 항상 생각하지만 또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.

